난 이제 할 줄 아는
운동 같은 게 없지
어, 숨쉬기
난 움직임이 극히 적어
늘 구경해 저 멀찍이
10년 전에도 난 새카매
대신 옷 말고 팔
바싹 구워지는
아스팔트 땡볕의 살
학교교복 하복 반팔은
팔이 짧아 반의 반 팔
선명하게 나뉜 색
수업 중엔 늘 딴 마음
날 지적하는 선생님
내 팔을 지적해
남자들은 괜찮고
난 안된대서 맘이 삐걱대
난 여러 번 혼자
농구공을 들고 동네 공원
페인트가 벗겨진 골대
그 아래 누워
거꾸로 공을 넣고
좋아하곤 했어
내게 쏠리는 시선을
무시해봐 애써
지나치게 밝은 햇빛도
Ok 난 괜찮아
날 힐끔 또 힐긋 쳐다본
무리는 안 괜찮아
내 코앞에서 패스
등 뒤에 부딪힌 공
터지는 웃음 천천히
내 뒤로 굴러가는 농구공
농구공 통통 튕기면 종종
공원 벤치에 노부부는
내 성별을 물어
농구공 통통 튀기면 좋은걸
이건 내 염색체랑
상관없이 동글동글해
농구공 통통 튕기면 종종
공원 벤치에 노부부는
내 성별을 물어
농구공 통통 튀기면 좋은걸
이건 내 염색체랑
상관없이 동글동글해
난 이상한 게 아냐
내 친구들도 전부 좋아해
이젠 다 워킹 트래블링 외워
반칙 못하게
밥 먹고 농구
학교 갔다 와서 농구
가끔 공안 놓고 뛰어다녀
그래도 웃겨 그냥 즐거워
즐거운 건 우리 뿐
다 쳐다봐 야 비켜봐
딴대가서 웃어
좀 왜 농구하게 여자가
넌 여자가 왜 그러냐?
니 친구들도 그래
그냥 맞춰주는 거지
진짜 좋을 리가 있어
한참을 떠올려
처음 본 타인의 말
그 속에 묶여 며칠 고민해
내 집 신발장
그 위에 농구공을
던져 올려 이제 됐지
내 사춘기와 함께
두껍게 더 쌓이는 먼지
난 지금 할 줄 아는
운동 같은 게 없어, 숨쉬기
난 움직임이 극히 적어
늘 구경해 저 멀찍이
난 지금 할 줄 아는
운동 같은 게 없어
난 지금 할 줄 아는
운동 같은 게 없어
농구공 통통 튕기면 종종
공원 벤치에 노부부는
내 성별을 물어
농구공 통통 튀기면 좋은걸
이건 내 염색체랑
상관없이 동글동글해
농구공 통통 튕기면 종종
공원 벤치에 노부부는
내 성별을 물어
농구공 통통 튀기면 좋은걸
이건 내 염색체랑
상관없이 동글동글해
이제 난 어떤 공도
원하지 않아
또 다른 어떤 그녀에게
권하지 않아
이제 난 어떤 방식의
다름도 원하지 않아
또 다른 어떤 그녀에게
농구공 통통 튕기면 종종
공원 벤치에 노부부는
내 성별을 물어
농구공 통통 튀기면 좋은걸
이건 내 염색체랑
상관없이 동글동글해
농구공 통통 튕기면 종종
공원 벤치에 노부부는
내 성별을 물어
농구공 통통 튀기면 좋은걸
이건 내 염색체랑
상관없이 동글동글해